타키투스의 기록에 대해서 궁금한게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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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키투스의 기록에 대해서 궁금한게 있는데요..

humanist

제가 아는 바로 성경외에 예수에 대한 가장 유명한 기록 2가지는 요세푸스와 타키투스의 기록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로는 타락한 것으로 악명 높은 그리스도교인들을 치밀한 계획에 따라 희생양으로 조작해서 처벌했다. 그들의 시조인 그리스도는 티베리우스 황제 치하에 유대 총독 본디오 빌라도에 의해 처형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패배에도 불구하고 지독한 미신이 새롭게 일어나서 유대지방(그 해악이 시작된 곳)뿐만 아니라 로마에도 퍼졌다. 수도에서 온갖 타락하고 수치스러운 행사를 벌이며 번성했다."

이 문구는 짧긴 하지만 예수의 실존을 증명해주는 중요한 기록이라고 보는데요...

이것에 대해 아래와 같이 반박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첫째, 타키투스는 이전의 문서를 참조한 것이 아니라, 당시에 떠돌던 소문을 수집한 것입니다 타키투스가 그 이전의 문서를 참조했다면, 당연히 유대 사령관(praefectus Iudaeae : 1961년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견된 빌라도의 비석에 새겨진 직책이다)으로 빌라도의 직책을 밝혔어야 했으나, 총독을 의미하는 procurator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므로, 타키투스는 이전의 문서자료를 참조한 것이 아니라 단지 떠도는 소문을 기록한 것임이 분명할 수 밖에 없지요..

둘째, 당시에는 (실제 사실과는 별개로) 빌라도의 직책이 총독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는 것이지요. 이런 소문은 초기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떠돌았음이 명백하며 (사실 타키투스의 기록 외에는 빌라도가 예수를 처형했다는 로마의 기록은 전무하며, 빌라도가 예수를 처형했다는 것 자체가 소문일 뿐이었지요.) 볶음서가 기록될 당시의 초기 기독교인들이 가지고 있던 빌라도의 직책에 대한 초기 기독교인들의 생각을 반영한 것일뿐입니다. 결국 그 당시 기독교인들은 분명 빌라도를 총독이라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이지요.



둘째는 좀 억지 같아도 첫째에서 말한 '타키투스는 떠돌던 소문을 수집한 것이다' 얘기는 그럴듯해 보이는데...타키투스가 남긴 예수 관련 기록에 대한 학자들과 초인님의 생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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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타키투스의 기록에 대해서 궁금한게 있는데요..

ch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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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로 답변을 옮겼습니다.

http://kwangmin.blogspot.com/2015/12/vs.html


최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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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타키투스의 기록에 대해서 궁금한게 있는데요..

humanist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1. 유대지역의 로마 최고 관리를 부르는 명칭은 프리펙투스, 프리큐라토르, 레가투스로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2. 이에 대해 1:1로 대응하는 그리스어 단어는 존재하지 않고, 한국어도 마찬가지다. '총독'은 대략적인 번역일 뿐이며, 위에서 말한 세 명칭 모두 '총독'으로 번역될수 있다.

3. 빌라도의 정확한 직위 명칭은 '프리펙투스'가 맞으며, 타키투스는 그의 기록에서 '프로큐라토르'로 적었다. 이는 타키투스의 실수로 보인다.

4. 프리펙투스가 아니라 프로큐라토르로 적었다고 해서 타키투스가 기독교인의 소문을 듣고 적었다고 결론 내리는건 옳지 않다. 왜냐하면 그리스어로 작성된 복음서부터가 직위명을 라틴어 단어로 부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가 이해한게 맞나요? 직위명부터가 생소하니 공부를 더 많이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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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타키투스의 기록에 대해서 궁금한게 있는데요..

choin
Administrator

그리스어 원문을 추가했으니 다시 들어가서 읽어 보세요.

최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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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타키투스의 기록에 대해서 궁금한게 있는데요..

humanist
자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유대고대사 원전에 유대 총독들의 직위명이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는건 처음 아는 사실이네요. 초인님 말씀대로 원전을 읽어야하는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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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타키투스의 기록에 대해서 궁금한게 있는데요..

choin
Administrator
This post was updated on .
아마 제가 포스팅한 글 가운데서,

그리스어 원전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어가 잘못 번역되었거나, 혹은 번역될 때 문맥을 부드럽게 하기위해 번역자가 임의로 삽입한 단어/숙어에 바탕해 어떤 "파격적"이고 "심오한 사유"를 펼칠 때,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는,

프리크/갠디의 {예수는 신화다}에 등장하는 소위 "디오니소스의 종려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http://kwangmin.blogspot.com/2011/10/vs_09.html

그 책을 반박하려고 그리스어 원전을 찾아 읽다가 이 사실을 발견하곤 어이가 없어서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원전 혹은 문자적 직역 (transliteration)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심오한 사유의 나래를 펼치는 것은 이래서 위험한 것입니다.  모든 형태의 사유는 자료의 확인보다 앞설 수 없습니다.

최광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