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광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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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광민님

Basil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초인님께 질문 드릴 것이 생겨 포스팅 해봅니다.

질문은 스데반 집사(스테파노 부제)의 역사적 실존성에 관한 것입니다.

2013년 11월 26일에 Neil Godfrey라는 분이 쓴 The Fiction of Stephen the First Martyr 라는 글이 이 질문의 출처임을 밝혀드립니다.

글의 저자는 몇 가지 이유로 그리스도교 최초의 순교자로 여겨지는 스데반이 실존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첫째, 스데반과 그의 순교가 주후 180년 이레네우스에 의해 언급되기 전까지 사도행전 외의 문헌에서 발견되지 않는 것. (이레네우스의 기록도 그 출처가 사도행전 임을 명시하고 있음.)

둘째, 사도 바울은 사도행전에서 그가 스데반의 순교의 증인이 되었음에도 그의 서신 어디에서도 스데반을 언급하지 않는 것.

셋째, 로마 주교 클레멘트와 폴리캅은 여러 기독 순교자에 대해 언급했지만 스데반은 언급하지 않은 것.

넷째, 요세푸스가 야고보의 순교에 대해 언급한 후대 기록이 스데반의 순교와 거의 비슷한 이야기인 것.(따라서 창작)


그리고 스데반의 순교 이야기의 "수사적 적합성"이 그의 이야기가 창작일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합니다.

사도행전에서 스데반이 순교한 이유는 그가 모세와 율법을 부정했다고 모함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되는데, 이는 예수님의 경우와 같다. 의도적으로 스데반이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게 하려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 같다. 그리고 스데반의 이름은 그리스어로 왕관(면류관)을 의미하는데 이는 다른 신약 성경에도 언급되는 바와 같이 그리스도교 안에서 전통적으로 순교의 보상으로 여겨진다.

고대의 역사가와 소설가들은 이렇게 수사적으로 올바른 글을 쓰는 능력을 자랑스러워 했기 때문에, 현대의 우리로서는 그들의 저작에서 역사적 사실과 그들의 창작을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이외에도 저자가 주장하는 "수사적 적합성"은 더 많은데,(스데반의 유언 등) 저의 영어에 관한 식견이 짧은 탓에 이 이상 해석이 힘들 것 같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이러한 주장에 대한 초인님의 의견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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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안녕하세요 최광민님

choin
Administr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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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질문에 대한 제 견해는 블로그에 답변하였습니다.

http://kwangmin.blogspot.com/2021/01/blog-post.html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배경이나 하시는 일 등 개인소개를 짧게 부탁드려도 될까요?

최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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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안녕하세요 최광민님

Basil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국 저의 짧은 영어가 들통나고 말았군요 ㅎㅎ;)

저는 한국에 살고 있는 학생이고 기독교인입니다.

여느 기독교인이 그렇듯(?) 저도 시대정신이나 다빈치 코드같은 매체를 접하고 신앙에

이상한 회의감을 느낀적이 많았는데, 그러다가 초인님의 블로그 활동을 알게 되고 마음의 위로가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답변에 다시 한 번 질문을 드려보면,

물론 이런 논쟁들이 기실 추론에 불과하다고 설명해주신 줄은 압니다만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스테판의 순교의 역사적 사실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제가 출처로 사용한 Neil Godfrey의 글에서

"Matthews is critical of the way scholars have with near unanimity assumed that the story of Stephen’s martyrdom in Acts is based on some form of bedrock historical event."

이런 문장을 볼 수 있는데 제가 이해한 바가 맞다면 학계에서는 스테판의 순교 이야기의 진실성을

어느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은데 이것이 사실인지 궁금하여 여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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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안녕하세요 최광민님

choin
Administr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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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기소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포스팅하실 때는 "안녕하세요 ~님" 형식보다는 내용에 맞춰서 제목을 달아주시면 나중에 검색할 때 좋을 것 같습니다.

[2]

많은 경우 "(인문)학"에서의 보편적이든 만장일치든 "학적 사실"이란건 보통 당시의 "주류설"을 말할 뿐이지 그것을 굳이 "진실' 혹은 "진리"란 뜻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게 주류설이든 소수설이든 다들 (1) 자신들의 "가정"과 그걸 뒷받침하는 "사실"이라고 해석한 "증거"들의 관점에선 (2) 다들 옳겠죠. 황희 정승 식으로 말하자면, (너희들 각자의 가정 하에선) "네 말도 옳고, 또 네 말도 옳다".

스테파노스 건도 마찬가지 입니다. 주류의 입장에서 그 일화 "자체"가 사실이 아니었다고 말할 근거는 딱히 없으니 "사건 자체"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가정"하는 입장을 취한다면, 이 경우 선택지는 딱 두개 입니다. 당시 상황은 (1) {사도행전} 내용 그대로다 혹은 (2) 기본축을 바탕으로 다소 윤색되었다. 학자들이 말하는 것이란 그냥 이런 말일 뿐입니다. 우아한 레토릭을 쓸 뿐이죠.

이에 대해서는 역시 제가 예전에 쓴 글로 대답을 정리하겠습니다.

http://kwangmin.blogspot.com/2014/11/vs.html 

".....학부시절에 읽었던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 책에서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의심하기 시작할때, 밖에선 사람들이 그제서야 열광한다"란 구절을 읽은 것을 희미하게 기억합니다. 실제 현장 과학자들과 대중들 간의 괴리에 대한 촌평이라고 새기시면 될 듯 합니다. '사실', 혹 '진리'는 시간이 가면 대체로 드러납니다. (특별히 종교인들이) 학계에서 제시되는 이론 하나하나에 대해 조급하게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또 일반인들이 학문이나 학계에 대해 갖는 과도한 오해를 좀 걷어내야 하지 않을까 라고도 생각합니다. 학계는, 심지어는 자연과학계조자, 그렇게까지 열려있지도, 중립적이지도 않으며, 이성 그 자체의 무색무취하고 순수한 경연장도 아닙니다.

그 안에는 물론 '정연한 논리와 증거와 귀납적 경험에 의해 뒷받침된 난공불락의 진리'도 있겠지만,

동시에,

억측과
허풍과
사기와
정치와,
(특별히) 유행이

지배하는 곳이기도 하니까요........."


최광민 (草人)